목록TRPG 14
Silvan's repository
"귀관은 운이라는 놈을 아나?" "무슨 뜻으로 하신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운이란 것은 말이지… 처음 눈 앞에 보였을 때 제대로 휘어잡지 않으면 영영 사라져 버린단 말이야. 다른 사람이 낚아채 버리면 그 자리에는 대신 불운만이 들어앉게 된단 소리지. 바로 지금 네 꼬라지마냥." "…… ." "보르크만의 사업은 상당한 투자야. 약간의 주민들보다도 더 큰, 아니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제국과 우리에게 가져다 줄 테지." "무고한 제국민과 우리 병사들을 잃고서도 말입니까?"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할 만하지. 여기에서 일어난… 작은 소동은 근처의 성가신 외계인 놈들 짓이라 보고할 생각이네. 하지만 자네는 그냥 둘 수 없지. 또 일을 망치려 들지 모르니까." "……상부에서 이 일을 조사하러 올 ..
- ……해낼 수 있어 - - 지금 뭐라고… - - 우리가 바꿀 수 있을 거라고 - 그는 일순, 멍하니 그의 형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용하지만 힘이 서린 말투로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다. 마치 철부지 아이를 타이르듯이. - 네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지도 몰라 - - 선택? - 형제는 그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 우리가 다른 선택을 할 수는 있던가? - "진실은 항상 예기치 않은 시간에 방문한다. 원하지 않던 상황에서는 더더욱." 알려지지 않은 챕터의 아스타르테스 - ……젠장! - 그는 달리고 있었다. 전장도 아닌, 자신들을 실어 나르는 기함의 내부에서 목적지 없는 질주를 계속하며 하염없이 주변을 헤매는 그 시야는 흔들리고 있었다. 붉게 충혈된 안광을 번득이며 무언가를 쫓는 바이저 너머의 기..
이것은 꿈이다. 꿈. 그래, 꿈. 꿈이지만 항상 현실과 같은 분노와 안타까움이 몰려온다. 연속되고도 반복적으로 달려드는 적들은 마치 파도처럼 아군 방어선을 몰아치고 있었다. 지켜야 한다. 스코프가 바쁘게 움직여 다음 사냥감의 머리를 찾는다. 뛰어들며 형제의 후위를 노리던 놉 한 마리가 잃어버린 머리를 찾아 손을 허우적대고는 쓰러졌다. 추가적인 지원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다. 어째서 이런 변두리 행성에 프라이마크께서 관심을 가지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왜 오크들이 돌연 나타나서 공격을 퍼붓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곳을 사수해야 한다. 아니…… 사수했어야 했다. 꿈이 희미해진다. 형제들의 잔상만이 남고는 이내 그마저도 흐릿해졌다. 그때, 확실히 ..
매캐한 연기가 코를 찌른다. 하늘에라도 닿을 듯, 희뿌옇게 솟아오른 재의 구름을 검을 든 손으로 연신 휘저으며 커미사르는 간신히 밖으로 튀어나왔다. 갑자기 시작된 공습… 선두의 키메라가 일격에 불탄 고철더미로 변하고, 적이 사용하는 무기가 미개한 원시 기술이라 하달받은 바와 달리 외계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는 휘하 병력들에게 즉시 호송차량을 버릴 것을 명령했다. 조금이라도 상황판단이 늦었더라면 이 구역에서 맡은 자신의 마지막 임무 수행은 그대로 저승행이 되었을 것이다. 폭발로 인한 충격에 뻐근해진 몸을 일으키며 그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붙잡고 나오는데 성공한 자신의 부하에게 말을 건넸다. “어떻게든 살아남은 것 같군, 하사.” …… “하사? 괜찮은가?” …… 젠장. 하사는 팔만 남아있었다. “..
“늦었어.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늦고 말았어.” “…보이는 상황으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만.” “이미 임무의 시작부터 늦어버렸잖아? 덕분에 내가 대신 투입된 것이지만.”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물끄러미 녀석의 손을 바라보았다.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마르고 핏기 없었던 그 손은 무수한 전투를 거치면서 어느덧 투박하고도 거칠게 변해있었다. 무리한 수련 탓에 다시금 부상자 명단에 끼어버린 것은 분명 나의 잘못이다. 그런 나를 책망하지 않고, 전부터 그래왔듯 내 자리를 대신해 임무에 뛰어든 녀석이었다. ……하지만 일이 이정도로 잘못되어 버릴 줄은 몰랐다. 부서지고, 비틀린 칼을 손에 쥔 채, 녀석은 말을 이었다. “강한 것에의 동경… 명예에 대한 자긍심… 이들이 우리를 이..
※ 플레이어 본인이 캐릭터 설정을 직접 쓰셨기에 기본 검수만 시행했습니다 ※ [과거] 우리 챕터는 오랜 시간동안 제국을 위해 봉사해왔다. 황제폐하의 죽음의 천사로 수많은 전장에서 무공을 세웠고 그 끝에 나는 아너가드로써 챕터의 명예를 드높혔다. 단 한번...그 때를 제외하고는... 당시 우리챕터는 타이라니드의 침공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파견되었다. 타이라니드의 침공 속에서 평범한 인간들은 그저 피식자일 뿐이었으니, 우리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인근에 있었던 엘다와 일시적인 동맹을 통해 적들을 밀어내고자 했으나 한낱 제노를 믿은 것은 크나큰 실수였다... 엘다들은 순식간에 배신하였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급조된 방어선 중 취약한 부분만을 습격하며 우릴 농락하였다. 놈들의 조롱에 허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