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van's repository

형제애 - 카시우스 - 본문

[RPG Replay] Waver In Fate/[W I F] 캐릭터

형제애 - 카시우스 -

Lord Silvan 2020. 5. 13. 03:16

 

늦었어.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늦고 말았어.

 

보이는 상황으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만.”

 

이미 임무의 시작부터 늦어버렸잖아?

덕분에 내가 대신 투입된 것이지만.”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물끄러미 녀석의 손을 바라보았다.

굳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마르고 핏기 없었던 그 손은

무수한 전투를 거치면서 어느덧 투박하고도 거칠게 변해있었다.

 

무리한 수련 탓에 다시금 부상자 명단에 끼어버린 것은 분명 나의 잘못이다.

그런 나를 책망하지 않고, 전부터 그래왔듯 내 자리를 대신해 임무에 뛰어든 녀석이었다.

……하지만 일이 이정도로 잘못되어 버릴 줄은 몰랐다.

 

부서지고, 비틀린 칼을 손에 쥔 채, 녀석은 말을 이었다.

 

 

강한 것에의 동경 명예에 대한 자긍심 이들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지.

그렇지만 지금은 어떻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어.  너도 그럴 거고.”

 

달라지지 않았다고?”

 

잘 들어, 넌 단기적인 혼란을 겪고 있을 뿐이야.

일단 돌아가서 치료만 받으면……

 

잔혹한 자식.”

 

 

멍하니 녀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부드러운 눈매에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던 그 얼굴이,

흡사 이 끔찍한 전장의 악의를 전부 흡수하기라도 한 듯 기괴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마치 타오르는 듯 시뻘겋게 충혈한 시선이 나를 직시했다.

 

어째서이지?

숨이 막힐 것 같은 중압감.

이전부터 알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었던 녀석이,

지금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벽 너머로 유리되어버린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항상 이런 식이었어. 필요에 따라 이용하고 쓸모없어지면 버리는,

일회용 같은 삶 말이야. 그건 아스타르테스라고 해도 별반 다를 바 없지.”

 

…….”

 

알면서도 멍청하게 믿고 싶었던 거야! ‘의무 희생이니 온갖 미사여구를

갖다 붙이면서, 정작 소모품으로서 사는데 익숙해진 이 꼬락서니를 좀 보라고.

참으로 우습지 않아?”

 

알렉시우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

 

지금 모습은 내가 알고 있던 네가 아니다.

매사에 열정적이며 긍지 높던 본래의 너는 어디로 간 거냐?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든, 무슨 말을 하고 싶든 일단은 함께 돌아가자꾸나.”

 

 

최선을 다해 타일러보려 했으나 녀석은 전혀 알아듣지 못한 듯했다.

오히려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린다.

 

이젠 현실이 아득해지고 있었다.

 

 

하하, 하하하.

형님이 날더러 돌아가자고 하시네?”

 

알렉……

 

세상에, 지금 누가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조차 잊은 거야?

이 정도까지 뻔뻔해질 줄은 몰랐군.”

 

잠깐, 누가 널 그렇게 만들었다는 거냐?”

 

 

날카로운 음성으로 추궁하기가 무섭게,

부릅뜬 붉은 눈이 마치 꿰뚫어버리듯 나를 응시했다.

 

 

당신이잖아.

이게 다 형님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

 

챕터 최고의 형제라고?

아니, 그들처럼 당신도 날 이용하고 있을 뿐이었어.

우리를 묫자리에 던져두고…… 살아남은 자들을 처리하러 온 거겠지.”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할 수가 없다고!

 

……그건 이 쓰레기들도 마찬가지고.”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녀석은 갑자기 손을 갈퀴처럼 뻗어 근처에 부상당한 채

쓰러져 있던 챕터 형제의 목덜미를 거칠게 잡아채었다.

말릴 새도 없이 피를 쿨럭이는 형제의 목에 비틀린 칼날이 들이대어졌다.

설마……

 

 

무슨 짓이야!  그만둬!

 

정당한 처벌을 내릴 시간이다.”

 

오오 황제시여, 네 손으로 형제를 죽이겠단 소리냐?”

 

 

순간, 쿨럭이며 죽어가던 형제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미 칼날 일부가 살을 파고들어

울대에 손상을 입었는지 소리가 새고 있지만, 확실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틀렸습니다. 카시우스 형제, 그는

이미……

타락에 물들었소.”

 

……뭐라고? 타락?”

 

어떻게든 죽이지 않으면……

 

“! ! ! !”

 

 

 

그제야, 녀석의 갑주가 눈에 들어왔다.

애써 깨닫지 않으려 하여도 너무나 확연하게 보이는, 어깨의 문장.

……

자랑스러운 챕터의 문장이 몇 번이고 날카로운 쇠붙이에 긁힌 채 훼손되어져 있었다.

 

그렇다면

이곳까지 오면서 보았던 널브러진 동료들의 시신은

그자들, 카오스 이단자들의 소행이 아니었다는 것인가?

.

.

.

 

혼란스러운 상황은 더한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다.

형제가 입을 열어 무언가 더 말하려 하자, 녀석은 그대로 칼날을 돌려 목을 베어버렸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더운 피가 분수처럼 흩뿌려지는 가운데, 나는 한껏 절규에 가까운 고함을 내질렀다.

 

 

 

 

===========

 

 

고열로 녹은 쇳물이 증발해 연기처럼 휘날리고 타다 남은 재가 질척질척 들러붙어,

마치 악몽과도 같았던 그때마냥 잿빛으로 그득한 대지에 선 채로

검은 갑주의 채플린은 묵묵히 추락한 기체의 잔해를 들어내고 있었다.

 

하나씩 하나씩 사망자를 확인하던 그의 무거운 손길이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이윽고 누군가를 잔해더미에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황금색 아퀼라가 장식된 갑옷으로

전신을 감싼 전사는 무너진 파편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몇 차례의 기침을 했다.

 

 

괜찮소, 아너가드 형제?”

 

고맙네, 카시우스 형제……그대도 무사했군.

다른 형제들은 어떻소?”

 

안타깝지만 우리뿐입니다.”

 

제기랄.”

 

우리는 아직 살아있으니 임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소.

황제께서 그들을 거두시길.”

 

망할 외계인 놈들에게 형제들의 복수를 해줄 것이오.

그들과는 황금 옥좌 너머에서 다시 만나기를……

 

…….”

 

 

 

나에게는, 이제 없지만.

 

죗값을 치루기도 전, 삽시간에 사라져버린 배반자는 분명 형제들을 죽인 피로써

워프를 열어 빠져나갔을 것이라 챕터에서는 단정하였다.

타락에 물들어버린 그 이름도 영원히 기록에서 지워지게 되었다.

……

비록 쌍둥이 형제의 기억 속에서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흉터가 되어버렸지만.

그의 뇌리에는 아직도 타락한 동생의 마지막이 깊숙이 박혀있었다.

 

 

 

네놈과 동귀어진이라도 할까 했지만 그러지 않겠다.

계속해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오점이 되어줄 테니까.

복수를 위해 살아남겠어.  홀로 이 끔찍한 악몽 속에 남겨진다 하더라도.

 

 

그렇다면 나 또한 그 악몽의 끝자락까지 쫒아가겠다.

너의 죄와, 스스로는 깨닫지 못하였던 나의 죄를 벌하기 위해서.

 

 

 

……

채플린은 고개를 들어 붉은 빛이 번지는 동쪽 산맥을 바라보았다.

 

가십시다. 형제여.

헌신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소이다.”

 

 

 

 


카시우스

챕터의 채플린

 

기본 능력치

부가 능력치

완력 (STR)

5

방어력 (DEF)

4

순발력 (DEX)

3

의지력 (WILL)

3

지력 (INT)

3

에너지 (ENG)

2

이동력 (MOV)

4

행운 (Luck)

2

 

장비한 아이템

아이템의 설정

부가되는 능력치

크로지우스 아르카눔

(crozius arcanum)

채플린들이 사용하는

기본적인 근접 무기

+ STR 5

Mk. 아퀼라 아머

(Mk. Aquilla Armour)

기본적으로 착용하는 파워 아머

+ DEF 4

Emperer's Bible

(황제의 성경)

채플린으로써 형제들을

독려하기 위해 가지고 다니는 책

+ ENG 3

렉시카눔 인장

(Lexicanium`s Seal)

챕터의 채플린임을 인증하는 인장

+ DEF 1

+ Luck 2

 

스킬명

사용법

사용 효과

분노의 함성

1칸 이내의 적의 방어력을

랜덤하게 하락시킨다.

1턴 유효.

적 방어력-(주사위 수치/2)

위협의 함성

1칸 이내의 적의 공격력을

랜덤하게 하락시킨다.

1턴 유효.

적 공격력-(주사위 수치/2)

 

장점/단점

장점 

(현실의 모습)

[무예의 달인] 

 

챕터 내에서 근접전에 있어서 그 수준이 이길자가 

손에 꼽힌다고 칭해질 정도로 무예가 빼어나다.

STR+5, DEX+5

단점 

(과거의 사건)

[이단 혐오

이단과 황제폐하에 대한 불충한 태도에 대하여

혐오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 과거 신병시절에 겪었던

형제의 타락과 관련 있는 듯하다.

 

'[RPG Replay] Waver In Fate > [W I F] 캐릭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의 잔상 - 아가멤논 -  (0) 2020.05.13
회색 현실 - 케슬러 -  (0) 2020.05.13
오래된 빚 - 페릭스 -  (0) 2020.05.1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