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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Replay] Waver In Fate/[W I F] 서막

프롤로그 -2-

Lord Silvan 2020. 5. 13. 05:03



"귀관은 운이라는 놈을 아나?"

 

"무슨 뜻으로 하신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운이란 것은 말이지… 처음 눈 앞에 보였을 때 제대로 휘어잡지 않으면

영영 사라져 버린단 말이야.  다른 사람이 낚아채 버리면 그 자리에는 대신

불운만이 들어앉게 된단 소리지.  바로 지금 네 꼬라지마냥."

 

"…… ."

 

"보르크만의 사업은 상당한 투자야.  약간의 주민들보다도 더 큰,

아니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이익을 제국과 우리에게 가져다 줄 테지."

 

"무고한 제국민과 우리 병사들을 잃고서도 말입니까?"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할 만하지.  여기에서 일어난… 작은 소동은 근처의

성가신 외계인 놈들 짓이라 보고할 생각이네.

하지만 자네는 그냥 둘 수 없지.  또 일을 망치려 들지 모르니까."

 

"……상부에서 이 일을 조사하러 올 겁니다."

 

"하, 올 테면 오라지!

이 근처의 귀족들과 행정관은 모두 이 일에 연관되어 있다고.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총독의 신임을 받는 행정관과 귀족들의 말을 믿을까,

신참에다 군율을 어겨서 최전방으로 좌천당하는 커미사르 한 명의 말을 믿을까?"

 

"…… ."

 

"넌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 발로 차 버렸어.

이제 그 대가를 치르라고… 지옥 한가운데에서 말이야, 하하하!"

 

……

 

 

 

 

"…이런 엿같은…"

 

숨을 몰아 쉬며 가파른 산비탈을 하염없이 이동중이던 커미사르는 

현재, 미동도 않고 고개를 쳐들어 하늘만 멀거니 올려다보고 있었다.

거친 욕소리를 내는 그의 고정된 시선에는 불에 타 추락하는 썬더호크의 형체가

아스라이 걸쳐져 있었다.  박살난 희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잿바람이 휘몰아치며

커미사르의 몰골을 더욱 볼썽사납게 만들어버렸다.

 

"그 망할 놈이 붙여준 불운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군."

 

그냥 이대로 주저앉아 다가드는 죽음을 기다리는게 훨씬 나을거라는 생각마저

들고 있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엔 놈들에게 갚아줘야 할 빚이 너무나도 많았다.

병사들 몫은 물론 자기 몫도 포함해서.

 

생존자가 있으리라는 기대는 일단 접어두었다.  저렇게 무시무시한 기세로

굉음을 울리며 지상에 추락한다면 아무리 초인적인 전사들이라 하더라도

무사할 리 없을 터, 다만 무언가 적들에 대항할 수단은 남아있을지 모른다.

 

구시렁거리며 커미사르는 다시 힘겹게 발을 옮겼다.  이 비탈만 내려간다면

추운 산속의 밤을 피할 수 있고, 내일이면 부서진 잔해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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